요즘 토지를 읽다 보니, 일제시대 많은 사건들이나 상황에 대해 알게되고 생각도 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던 중 얼마전에 다운받아 한 두편 보았던 , 6부작짜리 제2차 세계대전 다큐멘터리를 끝냈다.
책 읽기 전 한 두편 본 것 보다 그 이후 본 것들이 훨씬 생각을 많이하게 하고 이미지도 선명히 남았다.
아는만큼 보이는 것인가?
같은 것을 보면서도 내 상태에 따라 그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것은 알랭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보면서도 많이 느꼈던 바지만.
이 일은 불과 몇십년 전에 일어났다.
백년도 되지 않았다. 백년이 되었어도 사람이야 3세대 남짓.
인간의 광기란 왜 이리 무서운가?
그때의 나치 독일 사람들과 현재의 매너 잘지키고 열심히 하는 독일 사람은 같은 사람이다.
그때의 광기에 휩싸인 일본인들과 지금 그 후손도 같은 사람이다.
무엇이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가?
일본인은 전쟁을 수행하며 수 없이 사람을 죽였다.
그 중 난징 대학살이 유명한데, 중국 난징에서 민간인 30만명을 몰살했다고 한다.
나는 사진으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인들은 아이를 던진후 칼에 떨어지게 하여 찔러 죽이고,
사람 머리를 자르고 쌓아올려 기념사진을 찍고, 심지어는 잘려진 머리에 잘려진 남근을 입에 끼우고 웃으며
사진을 찍고 본국으로 보냈다 한다.
수도 없이 죽이고 생체실험하고 정말 못할짓 한것은 우리들이야 많이들 알고 있다.
어린 시절 731부대 그리고 마루타를 다룬 책이나 영화를 호기심있게 본 내 자신이 비록 아무것도 모르고 보았지만
부끄럽다.
독일은 더하다. 아예 인종 청소를 전면에 내세웠으니까.
패전을 거듭하던 전쟁 막바지에도 유태인을 수용소로 호송하는 죽음의 기차가 군수품 호송보다 우선순위 였다한다.
다큐멘터리에는 유태인을 죽이는 단계가 고스란히 필름에 기록되어 보여진다.
처음엔 유태인들을 산으로 데려가 스스로 땅을 파게 한뒤 그 안에 들어가 쏴죽이다가 시간이 오래 걸리자,
더 대규모로 산으로 데려가 구덩이를 아주 크게 파고 오는 순서대로 그 안에 들어가게 해서 세워놓고 쏴죽인다.
자기가 죽을 구덩이인줄 알면서도 담담하게 줄서서 들어가 머리뒤로 손 올리고 총을 맞아 죽는 모습을 보며,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그것이 생각나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온다.
이렇게 쏴죽이는게 독일 병사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었다고 한다.
그러자 지휘부는 병사들에게 직접 죽이게 안하고 자동차 배기관을 창고로 연결해 죽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것이 발전하여 가스실을 대량으로 만들어 죽이게 된 것이고.
수백만이 이렇게 죽었다.
러시아와 전쟁을 하면서 잡은 수백만의 포로도 그냥 굶겨죽였다.
시체가 즐비한데 그 안에서 사람들은 또 살아간다.
이것이 철학이 그토록 발달했던 문명국의 모습인가?
기술이 그렇게 발전해 있었던 배운사람들의 모습인가?
전쟁을 치르며 5천만명 정도가 죽었는데 그 중 2천만이 소련사람이라고 했다.
아 참혹하다.
문명인들에게 전쟁의 원칙은 없었다.
언급했듯 포로를 그냥 다 죽이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이든 독일이든 혹은 연합군이든 이들에겐 민/군의 구분이 없었다.
어마어마한 살상 무기를 만들어서 그냥 도시에 들이 붓는다.
아까 말했던 불과 몇십년전 가장 기술이 발전해 있었던 소위 문명국들이 벌인 일이다.
지금 전쟁이 나면 다들 교육받은 전세계의 국가들이 소위 원칙 지켜가면서 싸울까?
아니다. 전쟁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고 광기가 모든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그냥 끝이다.
도발하면 응징하겠느니 하며 멋모르고 떠드는 정치인들.
참으로 한심할 뿐.
그러는 와중에 인간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전쟁 초기에 비해 전쟁 말기로 가는동안 정말 어마어마하게 기술은 발전한다.
수많은 전차, 전투기, 미사일들.
핵무기도 이 시대의 산물 아니던가?
독일을 비록한 융단폭격을 받아 재밖에 남지 않은 도시들.
그 엄청난 소모의 전쟁을 치르고 사람은 다시 태어나고 인구는 회복되며, 언제 전쟁이 났냐는 듯 도시는 살아난다.
참 신기하다.
이 와중 알게된 또 한가지.
빨치산이란 말.
그냥 빨치산 하면 지리산에 숨은 공산당 잔당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게 우리나라에서만 쓰인 말이 아니었다.
이 말 영어다.
partisan : 자기편, 동지, 지지자, 유격병, 게릴라 대원.
알아야 한다.
얼마전 정말로 일어났던, 우리도 유린됬고 전세계가 유린됬던 그 사건을 눈으로 보며 많은 것을 생각했다.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