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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놋방 소금 장수가 주막에 와 하룻밤 묵어가게 되었다. 소금 장수의 목소리는 우렁차 주막이 쿵쿵 울렸다. “주모, 탁배기 한되 주시오.” “저녁식사와 함께 하실라우?” 주모가 두세번 물어도 대답이 없다. 부엌에서 나온 주모가 마루에 걸터앉은 소금 장수 코앞에 가서 큰소리로 “술 먼저 줘요, 밥하고 같이 줘요?” 하자 그제야 알아듣고 “함께 주시오” 걸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소금 장수는 목소리는 산천을 울리는데 남의 얘기는 모기 소리만하게 들리는 반 귀머거리다. 술과 밥을 먹고 난 반 귀머거리 소금 장수가 초저녁부터 객방에 누워 목침을 베고 잠이 들었는데, 뒤따라 방물 장수 영감이 들어와 저녁을 먹은 뒤 소금 장수 옆에 누웠다. 얼마 후 기골이 장대한 약초 수집상이 주막집에 들어오자 주모가 버선발로 뛰어나가 그..
쫄병 며느리 며느리는 가정의 쫄병이다. 며느리연륜이 짧으면 요령이 없어 더욱 힘들다. 식구가 많으면 더 많은 시집살이가 힘들다. 시집살이 노래는 고장에 따라 가사가 바뀌어지기도 하는데.. 시아버지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 동서하나 할림새요/ 시누이하나 뾰족새요/ 시아지비 뽀중새요/ 남편하나 미련새요/ 나 하나만 썩는 샐세
야전병원 며칠 남지않은 측정 때문에 모든 포대원들은 훈련을 받느라 정신이 없는데전역을 한달여 남짓 남겨 두었던 나는 훈련이 귀찮아 자청을 하여 탄약고 보초를 서고 있을때였다. 점심 먹은것이 잘못 되었는지 갑자기 아랫배가 아파오더니 이젠 서 있기 조차 힘들 정도가 되어 버렸다. "야~ 강병장... 이 새끼 거기서 뭐 하는거야? 말년이라고 잔대가리 쓰나? 앙!!"아니나 다를까, 일병때 부터 나를 괴롭혀 왔던 박중사가 주저 앉아있는 나를 발견하고 잘 걸렸다는 듯이그 번들거리는 워커발로 집어 찰 자세를 취하다가 내 얼굴을 흠뻑 적신 땀을 본 모양이다. "야... 강 병장~~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어 이거 큰일 났네?"나는 강중사가 데리고 온 쫄따구의 부축을 받아 의무실로 가서 돌팔이 군의관에게 진찰을 받..